OPEN NOTE 옷장지기 생각노트


From Open Closet, Open Your Door

열린옷장은 내 첫 직장이다. 입사 후 한달이 지난 뒤 오랜만에 친구들과 저녁을 먹게되었다. 건대입구에서 만난 친구들과 밥을 먹으며 자연스레 열린옷장의 홈페이지와 SNS를 들어가서 구경하였다. 그 중 내 눈길을 끈것은 열린옷장의 영어 상호명이었다. 유학준비로 토익공부를 하고 있던 나는 어문학전공 친구에게 호기롭게 물어 보았다. "근데 열린 옷장인데 왜 Open Closet인거야? Opened Closet이라 해야지". 그러자 그 친구가 황당하다는듯이 바로 대답해줬다. "무슨 소리 하는거야 open은 형용사로도 쓰는데...". 너무 기초적인 걸 틀려서 였을까, 나도 모르게 헛웃음이 나왔다. '아 맞네 open을 동사로만 생각해버렸구나'.

실제로 영어는 한국어와 달리, 똑같은 단어여도 문장내의 위치에 따라 다양한 품사로 쓰일 수 있다. 'open'의 반의어인 'close'의 경우 동사로 쓰면 '닫다'라는 뜻이지만 형용사로 쓰면 '가까운'의 뜻이 된다. 그래서 '닫힌'이라는 표현을 하고 싶을때는 동사 'close'의 과거분사 형태인 'closed'라 써야 하는것이다. [an open car - 오픈카, open a window - 창문을 열다, a close friend - 친한 친구, a closed mind - 닫힌 마음, close the curtain - 커튼을 닫다]

평소 패션이나 의류에는 관심이 없었던 나였기에, 사실 열린옷장에서의 업무가 계속 어렵기만 할 줄 알았다. 일주일, 이주일 시간이 흐르니, 매일매일 사람들로 가득 찬 7호선 출근 지하철도 익숙해지고 정장 대여를 돕는 일과 관리하는 일도 익숙해질 무렵이었다. 열린옷장에서 옷장지기들이 오픈준비를 할때 가장 먼저하는 업무는 열린옷장의 'Close' 팻말을 'Open'으로 뒤집어 주고 정문을 여는 일이다. 그 날도 여느 때처럼 팻말을 뒤집고 정문을 열고 들어가는 순간 내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그래, Open이 형용사면 어떻고 동사면 어때'.

분명 열린옷장이지만 열린옷장에 들어오려면 문을 열어야 하듯이, 새로운 기회나 환경이 나에게 열려있어도 나 또한 그 문으로 직접 들어가야한다. 열린옷장과 미래청년일자리라는 열린 기회 역시, 내가 직접 지원서를 제출하였기에 잡을 수 있었던 것이다. 옷장지기로 일하며 나는 다양한 목적으로 문을 여는 대여자를 만난다. 입사 면접, 결혼식 하객, 졸업식 앨범 촬영,행사 참여 그리고 장례식까지.

'Open' 의미를 다시 생각해보니 '열린옷장'이 가진 정체성과 사회적 가치를 더욱 깊이 깨닫게 되었다. 최근 뉴스를 통하여 '그냥 쉼' 청년이 50만 명이 넘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들도 도전과 실패의 반복으로 쉬게 되었을 거라 생각하니 마음이 아팠다. 열린옷장과 옷장지기들은 열려있다. 떨리는 마음으로 방문하였을때, 정성을 다하여 대여를 도울 것이다. 그러니 대여자분들도 열린옷장 정문을 열고 들어오듯, 스스로의 문을 열고 세상으로 나아가야 한다. 취업, 결혼, 졸업, 장례식까지 인생에 있어 중요한 순간이 올때, 직접 발걸음을 옮겨 새로운 문을 열어야 한다. 열린옷장과 옷장지기가 새로운 발걸음을 응원하겠다.

'From Open Closet, Open Your Do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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