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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옷장 독서클럽_5회차 후기] 성격 좋다는 말에 가려진 것들

겨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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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껏 우리는 고전, 과학, 자연을 주제로 해외 유명한 저자들의 책을 읽었다. 랜덤으로 진행자가 결정하고 지난 4회차 진행자가 정해진 순간, 자동적으로 내가 5회차라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나는 당당히 독서모임 4회 자리에서 "이 책이 다음 달 읽을 책 입니다!"라며 사전 홍보부터 했다. 독서모임을 시작한 지 약 6개월 정도 지나면 책을 고르다 못해 빨리 알리고 싶어지는 법이다. 독서모임 5회 만에 첫 국내 저자 책을 읽게 되었다.



사실 이 책의 저자는 나의 지인이다. 정확히 따지면 어머니의 지인이라고도 할 수 있다. 직접 만난 적은 없지만 주변을 통해 소식을 듣고 있었고, 책 출간 소식도 전해 들었다. 이 책을 고른 이유는 다 함께 심리학 책을 읽어보고 싶었고, 저자와 연락이 가능하다는 점이 큰 매력이었다. 그간 우리는 해외 도서를 읽고 작가의 생각과 의도는 무엇이었는지에 대해 이야기한 순간이 꽤 많았다. 각자 인상 깊은 장면을 이야기하다가 마무리는 저자의 배경을 찾아보고 책을 쓰게 된 이유를 추측해 보고 있었다. 허구의 이야기든 과학을 근거로 정리된 사실이든 글쓴이가 어떤 형식으로 설명하느냐에 따라 전하고자하는 메시지는 크게 달라진다. 책을 통해 어떤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는지 핵심을 먼저 파악하고 그걸 중심으로 진행하고 싶었다. 책을 다 읽고 나서 조언을 구하고자 저자인 이지안 작가님께 연락을 드렸다.



이지안 작가님은 바로 다음 날 답장을 주셨다. 이런 이야기는 꼭 나누었으면 좋겠다 싶은 주제나 질문이 있을지 조언을 구했는데, 이지안 작가님은 너무나 감사하게도 질문을 4개나 추천해 주셨다. 작가님은 이 책의 가장 큰 핵심은 '자신을 이해하고 수용(허용) 하는 것'이라고 하셨다. 질문 4개 다 이야기하고 싶지만 2시간 안에 부족할 것 같아, 질문을 전부 보여주고 답하고 싶은 주제를 선택하는 형식으로 준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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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자기를 더 잘 이해하게 된 챕터를 고르고, 어떤 문장이 스스로를 보다 잘 이해하게 되었나요?

2. 사람마다 스스로 가장 다루기 힘든 감정(분노, 우울 등)이 있는데, 어떤 감정이 가장 자기에게 다루기 힘들고 그런 감정이 들 때 잘 대처해서 감정을 잘 조절했던 경험이 있나요?

3. 자기 성격 중에서 가장 받아들이기 힘든 성격(예민함, 충동성, 게으름 등)은 어떤 것이 있나요?

4. 최근 내가 가장 나를 자책하게 되었던 경험을 떠올려보고, 그 순간의 내 욕구는 무엇인가요? 



개인적으로는 2번 질문의 답변이 가장 궁금했다. 나는 예전부터 유독 분노를 잘 조절하지 못했고 결과적으로 서러움이 폭발해 오열하는 경우가 많았다. 스스로 분노가 다루기 힘든 감정이라는 걸 알고 난 후는 분노를 표현하지 않고 무난하게 넘어가는 방향으로 자리 잡았다. 화가 나는 상황, 분노 뒤에 숨어있는 중요하게 생각하는 욕구가 무엇인지 몰라서 그저 무서워하고 가급적 피하고 있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은 어떤 감정 혹은 상황이 제어하기 힘들고 조절하는지가 궁금해졌다. 완벽하지 않는 상황이 주는 불안함, 길을 잃은 것처럼 안정감을 잃었을 때, 스스로의 신체를 제어하지 못하고 통제가 안 될 때. 다들 살면서 한 번은 느껴본 적 있는 감정과 상황인데도 각자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무게가 달라서 신기했다. 다들 자신이 무엇에 힘들어하는지 잘 파악하고 있었고 그런 상황에서 스스로를 잘 보살펴야 한다는 점도 알고 있었다.



이번 독서모임 키워드를 <욕구>로 정했는데, 개인적으로 이 책에서 설명하는 단어 중에 욕구가 가장 중요한 핵심이라고 느꼈기 때문이다. 감정 뒤에 숨어있는 본심(욕구)을 얼마나 파악하고 인정하고 있는지에 따라 진정한 자신을 마주하게 된다고 생각한다. 최종적으로 우리는 질문 4개를 다 이야기했다. 순서대로 질문 하나씩 시작했다가 이야기 도중 자연스레 다른 주제로 넘어가면서 자유롭게 이야기하고 있었다. 모두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할 수 있고 서로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각자가 생각하는 조언을 나누는 등 너무 무겁지 않고 진지하게 집중하는 분위기라 이야기하기 편했다. 이번 책은 자신의 이야기를 많이 하게 되다 보니 서로를 더 자세히 알게 된 것 같다.  



책을 읽으면서 원인을 모르고 답답하고 피곤했던 청소년 시기 감정을 설명해 주는 듯한 통쾌한 느낌을 받았다. 책에서 소개하는 사례가 내 이야기처럼 이해될 때는 예전에 썼던 글을 다시 읽어보기도 했다. 마음에 드는 글귀에는 밑줄, 형광펜, 포스트잇으로 표시하다 보니 어느새 알록달록 해진 모습을 보며 오랜만의 인상 깊은 책과 만난 뜻깊은 시간이었다. 마지막으로 가장 마음에 드는 문장을 공유하며, 이 책을 읽은 사람들이 부디 진정한 '참자기'를 찾길 바란다.



<성격 좋다는 말에 가려진 것들> (완벽하지 못한 존재라는 좌절 -51p-)

"우리는 완벽하지 못한 존재다. 잘못된 결정을 내리기도 하고 어떤 부분에선 한참 부족하고 무능해 보이기도 한다. 이 때문에 타인을 실망시킬 수도 있겠지만, 나 자신에게 중요한 것에 주의를 쏟느라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일을 할 수 있는 만큼만 해보겠다는 용기를 가지는 것, 그 경계 바깥에 있는 것에는 힘을 빼는 것. 그것이 무결한 완벽을 강요하고 불안을 조장하는 세상 속에서 꿋꿋이 자기 삶을 살아내는 길일 테다."






정아

이번 책을 통해서 내 마음은 안녕한지 살펴보고, 인생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게 되었다. 모임 날에는 서로의 고민을 나누면서 공감도 하고 차이를 느끼기도 했는데 각자에 대해 더 알게 된 것 같아 좋았다. 어떤 일이든, 어떤 사람이든 한 가지 면만 있는 건 아니다. 여러 성격이 모여 그 사람이 되는데 그 특성이 또 고정된 것도 아니지 않나. 고집이 센 것이 콤플렉스라지만 그마저도 없으면 줏대가 없는 것이 되고, 불안을 느끼지 못하면 안주하게 되는 것처럼 단점 역시 관점에 따라 장점이 된다. 성격의 이중성을 생각하면 얼마 전에 재미있게 본 영화 ‘콘클라베’에서 교황 선출 투표를 앞두고 단장이 추기경들에게 당부하는 대사가 떠오른다. ‘확신은 통합의 강력한 적이며 포용의 치명적인 적이다.’ 나를 존중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확신을 경계하며 유연한 사고와 열린 마음을 지니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것 같다.



가연

가장 마음에 남았던 부분은 ‘불안을 줄이려면 현재에 뛰어들어보자’였다. 생각이 많아질수록 겁도 많아진다. 오히려 그럴 때일수록 직접 움직이고 경험하는 것이 나를 편안하게 한다는 점이 와닿았다. 불안을 완전히 없앨 수는 없지만 그 감정을 가진 나를 잘 알고 잘 다스릴 수 있도록 노력한다면 더 괜찮은 모습의 내가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나의 상태를 가장 잘 알아줄 수 있는 사람은 나 자신이고 나에 대해 명확히 설명해보는 시간들이 곧 중심을 잡는 과정이라는 생각을 했다. 책의 제목처럼 흐릿하게 표현된 내 모습을 파헤쳐보는 시간이 된 독서였다.




도빈

소설 <지킬 박사와 하이드>, 영화 <미키17>의 공통 소재가 있다. 인간의 이중성이다. 하지만 인간의 내면을 바라보는 시각에서 동서양의 차이가 있다. 지킬 박사는 자신의 본능 그 자체인 하이드에게 결국 잡아먹히고 만다. 모두에게 고통을 안기는 최악의 방법으로. 하지만 동양의 영화감독, 봉준호는 이중성을 이렇게 해석했다고 본다. “어느 쪽도 주(主)가 되지 않으며, 주체성을 가진 하나의 독립적인 개체이지만 역설적이게도 함께 존재할 수 있는 것”


석가모니는 모두가 부처이므로, 내 안의 모든 것을 비움으로써 무로 돌아가고자 했다. 예수는 인간이 가진 모든 죄를 짊어지며 스스로를 기꺼이 희생하고자 했다. 성인군자, 똑똑한 예술가들을 내세우지 않더라도 우리는 나 자신으로 살아가면서 본인이 얼마나 이기적이면서도 때로는 사랑을 베풀 수 있는 존재라는 것을 안다.


돌아갈지언정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내 안의 이기심과 게으름을 줄여나가고, 타인에게 다정함을 넓혀가는 것. 그 과정 속에서 뜻대로 되지 않아 고통에 몸부림치는 것은 할 말을 잃을 만큼 당연한 것이고, 그것 자체가 예술이다. “나에게 일어난 일은 시차를 두고 누군가에게도 반드시 일어난다고 했던가. 정말로 그렇다면 자기 아픔을 드러내는 일은 그 누군가에게 내 품을 미리 내어주는 일이 된다”(은유, <쓰기의 말들>, 유유, 2016년, 8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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